자대에 들어온지 오늘로 딱 두달째이다.

 

그 동안 이럭저럭하게 적응해본답시고 생활했지만..

 

실제로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스스로의 만족감이라던지

나자신의 소대장으로서 생산적인 모습이 얼마나 늘었는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불만족이라 씁쓸하지 그지없다.

 

어제 현수와 동휘가 무려 6시간을 달려 이곳 양구에 왔다.

모처럼 대대장님 허가를 득하여 주말 외박!

나의 가장 친한친구들과 함께한 모처럼의 24시간은

조금은 지쳤던 내게 아주그냥 최고의 휴식이었다.

고기고기고기도 모처럼 흡입했고

계곡에서 보트를 타며 노는 그 맛은

오랜만에 중딩, 고딩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즐겁게 놀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흔들어 보냈다.

 

다음엔 진주서 내가 또 먹여살리 줄꾸마.

고맙다 친구들!

 

모처럼 태욱이와 통화를 했다.

여전한 쾌활한 목소리가 반갑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요즘 후배들하고 연락한 적이 거의 없었네.

 

내가 먼저 전화하는 게 맞는데

사실 은근히 연락 올걸 기대하기도 하는 소인배다ㅋ

 

두달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이건 내가 적격이다!

하는 건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소대원들을 규합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고

척박한 야전에서 지쳐만 가는 애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허세가 필요하겠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게 엄격해지자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치는 말자.

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을 바탕으로 평가하며,
남이 내 자신을 평가할 때는 나의 가능성을 볼 수 있도록 적당히 표현하고 생색을 내자.

전입 두달 째.
아직은 초보운전.

그래도 축구하다 다쳤던 다리도 거의 다 나았고
이젠 진짜 신나게 뛰어다니며 임무수행에 전력투구다!

9월이 지나 첫 휴가를 떠날 때 내 자신과 모두에게 떳떳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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