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아쉬움을 남긴채 진주를 떠난다.
사실 이번 휴가는 첫휴가 답지 않은 능숙함이ㅋㅋ 계획에 맞게 착착다했다.
지갑분실사건의 압박감에서 살짝 벗어나
카드 같은 거 전부 다 재발급하고
뭔가 기분이 홀가분하다.
그래도 정철행님의 소식은 아직도 충격이다.막내면서도 늘 큰집의 기둥역할을 해왔던 행님.
행님 결혼할 때 내가 해줄 게 없어서
축가해준다니까
흔쾌히 초청해주고선,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노래 보고선 20만원이란 돈을 선뜻 내줬던 행님.
어린시절에 촌에서 쌓은 추억의 대부분은 행님이 쌓아준거나 다름없는데
자전거타고 멀고먼 읍내까지 나가서 오락실 가고
불꽃놀이 하고 싶다고 산을 넘어서 문방구를 찾아가고 했던 순수했던 기억들이
행님의 힘들었던 시간을 달래주기에는
좀 부족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 든다.
아오 행님 지금도 많이 보고 싶다.
아직 돌도 채 맞지 못한 조카 얼굴을 49제에 볼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무언가가 들어찬 기분이다.
하루를 펑펑울고 낫더니 조금은 개운해졌다.
납골당에서 행님 사진을 봤을 때
참 씁쓸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래도 조금은 이 현실을 인정하게 되더라.
더 열심히 살고
돈도 마이 벌어서 행님 좁은 곳에서 더 좋은 자리로 옮겨주마고 약속했다.
현수와 현제와 아버지 어무니와 함께
소주와 고기를 마시고 씹는 훈훈한 시간도 있었다.
아버지는 현수와 현제에게
이젠 "아저씨" 가 아니라 "아버지" 라
부르라 하셨다.
어렸을 적 울 아부지한테 뺨 맞은 기억 있던 현수가 은근슬쩍 그 얘기를 꺼내자
아버지는 기억이 안나신다하셨다.
와 너무 하시다고 하자
아버지는 당당하게 한말씀하셨다.
"니가 맞을만 했나보지"
역시 우리 아버지ㅋ 남자시다.
옛날 중학교 시절에
수학여행 출발하는 날에
현수도 어무니 아버지가 싸우는 광경을
보고 나오고
나도 그 장면을 보다 용돈 달라는 말도 못하고 말없이 문닫고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수학여행은 현수가 없었으면 얼마나 우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도 뭣도 하나도 없이 그냥 구경만 하다
현수가 좋은 글귀들을 적어놓은 나무판(?)을 파는 기념품 가게에서
"가정에 평화와 안정을.." 이란 글귀가
적힌 걸 골랐고,
나는 현수한테 돈을 빌려 함께 그것을 샀었다.
술자리에서 그 얘기가 어쩌다 나왔는데
부모님들은 모두 감동하고 미안했었다는 말을 하시는데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좋은 친구가 또 어딨겠나 싶다.
내 인생을 관통하며 내한테 훈훈함을 준 나의 친구 윤현수가 오늘은 더 고마워진다.
물론 현제도 늘 의지할 수 있는 놈이고
근데 이 자식은 존내 화나게
꼭 여자들을 끼고 놀려고 한다.
사나이의 무제한 노래방을 실시할라는데
여자친구 데려와가 존니 세레나데를 부르지 않나 진짜 슈ㅣ발 방 두개 잡고 놀라다가 매너상 참았다ㅋ 아오 나쁜녀석
아오 이렇게 저렇게 이틀간 진주있으면서
술먹고 기절, 다음날 칼기상하는
군인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던 듯 ㅋㅋㅋ
4개월의 시간동안 나는 잘 길들여진 것 같다.
그래도 군에서 좋은 습관 하나는 만들었구나ㅋㅋ 좋구먼 ㅋㅋㅋ
아오 소개팅이구나ㅋㅋㅋ
훈훈한 시간이 될 듯
기대감을 갖고 버스안 근무취침해야긋다
아오 자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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